차가운 하늘이 파랗게 펼쳐진 설경을 바라보며, 아직 가지 못한 길을 떠올려 봅니다. 지금은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세상과 작별하고 저 깨끗한 눈밭에 마음을 묻고 좋은 생각과 좋은 기억만 남기고 싶습니다. 그러기엔 흰눈이 아주 많이 그리고 조금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이지만,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로 시작되는 정호승님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시가 더 생각이 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통합헌법」을 탈고도 하기 전부터 출판사로부터 헌법을 이해하기 쉽고,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개념을 중심으로 원고를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많은 고민의 시간을 보내다가, 어느 날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소설이나 수필도 아니고 시간가는 줄 모르게 즐기는 게임도 아닌 딱딱한 법학에게 조금이라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저자는 그 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려 봅니다. 야구, 영화, 드라마, 책, SNS......

헌법에 저런 취미생활 같은 것들이 어울리지 않겠지만, 어울리는 것들에 대한 생각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살면서 머리 식히고 쉴 때마다 보아 온 작품들 중에서 감동을 주는 영화나 드라마는 생각보다 많았고, 그 많은 작품들 속에서 헌법에 어울리는 옷 들이 하나 둘 떠오르기 시작하여, 다시 보고 다시 읽고 메모하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런 다음 갖은 양념과 색을 입혀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으로 거부감을 줄인 개념을 정리한 우리들의 헌법 이야기(우헌이)가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헌법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 개념과 체계도를 그리고 인용하면서 스승님이신 김학성 교수님의 헌법학원론을 기본으로 하였음은 물론, 1년 가까운 작업 끝에 세상에 나온 「통합헌법」이 그 기초가 되었음도 밝혀둡니다. 아직 저자가 생각한 영화나 드라마의 10분의 1도 반영하지 못했지만, 판을 거듭할수록 맛있는 재료들이 독자님들의 입맛을 변함없이 충족시켜드릴 것도 이 자리에서 약속드립니다.

좋은 책을 쓴다는 것은 완성보다 과정이 힘든 여정이지만, 늘 변함없이 사랑의 힘으로 저자를 지켜주시는 부모님이 계시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형과 형수님, 누나와 매형들을 포함한 모든 가족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언제나 깊은 가르침을 주시고 늘 격려해 주시는 저의 스승님 김학성 교수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보다 더 고생하시는 새흐름 출판사의 이종은 부장님과 정대의 과장님을 비롯한 모든 직원분들께 감사드리며, 꿈을 향한 저자의 열정을 물심양면으로 응원해주시는 황보수정 선생님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한편 책 속에 출처를 밝히고 인용한 모든 작품들의 연기자분들과 관계자분들, 프로필 사진 잘 찍어 주신 민트스튜디오 이제성 실장님, 이제는 공무원으로 첫 발을 내딛는 든든한 후배 황선호, 변함없는 관심과 사랑을 주시는 저의 인스타(isangyong38) 친구분들께도 고마운 마음을 담고 싶습니다.

끝으로 저에겐 특별한 분이신 김성근 감독님과 허구연 위원님이 계십니다. 너무나 많은 오해와 편견을 숙명처럼 받아들이며 멋지게 살아가시는 존경하는 감독님과 야구해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야구계의 발전을 위해 힘써주시며, 항상 저를 응원해 주시는 허구연 위원님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

결코 오지 않는 기회를 잡기 위해 눈물로 지세운 수많은 나날들을 잘 견뎌준 저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두 번째 인사를 마치려고 합니다.

2017년 2월
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