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을 처음 접하는 학생이나 수험민법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깊이 있는 학습을 위해서는 기본 개념의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며, 민법의 기본은 개념과 그 개념을 위한 조문이라는 것은 명약관화합니다. 즉 개념의 정확한 이해 없이는 조문을 분석할 수 없으며, 조문을 분석할 수 없는 상태에서는 구체적 사실에 대한 결론인 판례의 분석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수험민법을 위한 교재를 개발하고 강의를 하고 있는 필자는 학생들이 당연히 법학의 기초지식과 기본개념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으나 최근 변호사시험, 법원행시, 법무사, 공인노무사 등 많은 학생들이 개념 확립이 없거나 이를 소홀히 하며 기출을 분석하고 조문과 판례를 단순 암기하고 있는 당황스러운 현실에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현실에 마주하게 되니 필자는 오직 수험만을 위해서라는 이유만으로 많은 학생들에게 무리한 학습을 강요했던 것은 아닌가 하고 자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문제인식하에 그 동안 시중에 나와 있는 입문서나 개설서와는 달리 민법의 체계와 용어를 이해할 수 있는 순수개념서적을 기획하였습니다. 민법의 개념이 무엇이며, 그 체계는 어떻게 되어 있고, 민법의 개념과 조문의 관계, 조문을 통해 구체적인 사실에 대한 판례의 분석 방법 을 제시하는 등 민법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이나 민법을 경험한 학생들에게 넓은 시야에서 그리 고 전체를 유기적으로 볼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하였습니다.

특히 본서를 기획하고 집필함에 있어 “쉽게 이해가 될 수 있어야 한다”, “법학을 공부하지 않은 그 누구도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목적을 잊지 않도록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노력하였습니다. 이러한 기획에 따라 본서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본서의 특징]

(1) 민법편제와 다른 본서의 구성 본서는 민법총칙, 채권총론, 채권각론, 물권법, 가족법 순으로 구성을 하였습니다. 기본개념서 이므로 굳이 법전의 편제에 얽매이기보다는 독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읽혀지기를 원하며, 민법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이를 토대로 필수개념들을 민법총칙에서 21개, 채권총론에서 10개, 채권각론에 21개, 물권법에서 30개, 가족법에서 25개를 선별하였으며, 그 개념에 따른 체계도, 용어설명, 관련 조문과 판례의 제시 그리고 참고내용 등을 차례대로 서술하였습니다.

(2) 필수개념의 유기적·입체적 이해를 위한 체계도의 제시 본서는 단순히 개념이 가지고 있는 의미만을 서술함에 그치지 않고 개념이 위치하고 있는 민 법 전반적인 체계도를 제시하였습니다. 즉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것에서부터 특별하고 구체적인 내용으로 진행되는 체계도를 각 개념 설명에 앞서 제시함으로써 숲에서 나무를 볼 수 있는 능력, 반대로 나무를 보고 숲을 그려낼 수 있는 능력을 모두 배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특징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곳이 바로 재산법관계입니다. 다만 친족관계와 상속관계를 규율하고 있는 가족법의 경우에는 제도적인 성격이 강하기에 민법의 전반적이고 유기적인 관계 보다는 그 개념 자체의 설명에 더 충실하였습니다.

(3) 민법학습을 위한 필수개념 107개의 선별적인 제시 본서는 방대한 민법의 내용 중에서도 민법학습에 꼭 필요한, 그러면서도 민법 상호간의 연관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개념만을 정리하였습니다. 이러한 개념을 제시함에 있어 저명한 교수님들의 기본교재를 비롯한 입문교재를 참고하여 공통으로 사용하는 용어만을 선별하였으므로 용어 혼선은 없을 것입니다(참고문헌에서 별도로 표시). 또한 추상적인 설명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예를 들었으며, 이러한 의도가 충실하게 반영된 것이 바로 물건에 관한 권리관계를 다루고 있는 물권법과 특정인과 특정인에 관한 권리관계를 다루고 있는 채권법입니다.

(4) 필수개념의 이해를 위한 조문과 리딩판례의 제시 본서는 민법학습을 위해 자주 사용되고 있는 개념을 이해하기 위한 정리서이며 조문 또는 판례를 분석한 교재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념을 이해함에 있어 조문을 간과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필수개념에 밀접하게 관련된 조문만을 제시하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그러한 개념이 실제 어떻게 활용되었는지를 알 수 있는 리딩판례들을 선별하여 제시하였습니다.

필자에게 본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내용들이기에 이를 출간하는 것이 상당히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러나 본서의 출간동기를 계속해서 부여해주시고 기획부터 디자인까지 헌신적인 노력을 해 주신 새흐름 이종은 부장님과 직원들께 감사를 드리며, 많은 응원과 용기를 주시는 독자들께 항 상 좋은 교재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부디 본서가 민법을 공부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크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2016년 6월
김 중 연